[아하! 경제뉴스] 급증하는 범죄, 경제와 무슨 관계 있나요?

동아일보

입력 2013-01-28 03:00 수정 2013-0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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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성폭행 피해 어린이가 재판부에 편지를 전했다. ‘재판사 아저씨께’로 시작하는 이 편지는 1월 10일 오전 성폭행범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린 법정에서 피해아동의 어머니가 공개했다. 이날 광주지검 최영아 검사는 목이 멘 채 피고인 고종석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잇따르는 강력범죄 탓에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범죄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엄청납니다. 살인 등 10대 강력범죄와 사기등 7대 재산범죄로 생긴 사회적 비용은 연간 15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피해자 가족의 정신적 고통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납니다. 이런 범죄를 줄일 방법은 없는 건가요? 범죄와경제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 강력 범죄에 안전하지 않은 대한민국

우리는 매일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발생한 범죄는 175만2598건이나 됩니다. 하루 평균 4802건이며 이 중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는 1693건이나 됩니다. 우려스러운 일은 강력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흉악범죄는 지난 10년(2001∼2011년) 새 83.0%나 증가하였습니다. 특히 강간 사건은 같은 기간 약 3배로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의 강력범죄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편입니다.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살인은 6위, 성폭력은 16위입니다. 한국이 소득수준에 비해 사회 안전도는 그에 못 미치는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 경제학이론을 범죄행위에 접목

연일 신문에 오르내리는 범죄 소식을 접하면서 생기는 궁금증, 범죄는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이런 물음에 대해 범죄 행위를 경제학으로 설명한 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교수입니다.

경제학에서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행동한다는 뜻으로 경제학에서는 이를 ‘합리적 선택이론(rational choice theory)’으로 설명합니다.

범죄 행위도 마찬가지로 범죄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따져 보고 기대이익(금전적 이익이나 심리적 보상 등)이 기대비용(체포 가능성, 형벌의 크기 등)보다 클 때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입니다. 범죄를 줄이려면 범죄의 기대비용을 기대이익보다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베커 교수가 범죄경제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경험에서 비롯됐습니다. 그가 컬럼비아대에 재임하던 시절, 하루는 강의 시간에 늦어 급하게 주차할 곳을 찾다가 길옆에 불법주차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 강의시간 준수, 불법주차 단속에 걸릴 가능성, 벌금의 크기 등에 생각이 미치자 그의 불법 행위의 결정이 경제 논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죠. 베커 교수는 그 후 범죄경제학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미국의 사례를 보면 현실 세계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역동적이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미국은 1990년대 초반 강력범죄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급격하게 범죄율이 감소하게 되죠. 2000년 살인범죄율은 3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합니다. 그 많던 범죄자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세계적 베스트셀러 ‘괴짜경제학’의 저자인 천재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범죄 감소의 원인에 대해 색다른 견해를 제시하였습니다. 1973년 1월 미국 연방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로 인한 낙태 합법화가 범죄를 잠재웠다고 말합니다.

낙태 합법화로 혜택을 받은 계층은 미혼모, 10대 임신부, 가난한 여성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아이를 낳으면 그 자녀들은 가난한 삶과 한부모 슬하에서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치 않는 출산이 줄면서 미래의 잠재적 범죄자가 아예 태어나지 않게 되었던 것이죠. 미국의 범죄 감소는 낙태 허용에 따른 ‘의도되지 않은 혜택’이라고 합니다.

이 이론은 무척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주장이 낙태를 찬성하기 위한 논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되레 미래에 범죄자가 되기 쉬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 범죄에 노출된 청소년에게 관심 가져야

범죄를 줄이려면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먼저 범인 검거율 개선, 형벌 강화 등 범죄의 비용을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범인 검거율은 2002년 92.4%에서 2011년 78.9%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경찰 인력 부족에서 일부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는 498명으로 미국(351명) 독일(320명) 등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형벌 강화도 필요합니다. 최근 일련의 흉악범죄에 대해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형벌 수준이 국민의 법감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범죄자가 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에게 더 좋은 환경을 주려는 사회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아이들의 보호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빈민층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살기 좋은 ‘범죄 없는 나라’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우리나라 웬만한 성인 지갑에는 신용카드나 현금카드가 한 개 이상씩은 들어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이런 카드들은 카드 뒷면에 자기(磁氣) 띠가 있는 마그네틱 카드였죠. 마그네틱 카드는 복제하기 쉬워 범죄에 악용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2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마그네틱 카드를 ‘○○○○’로 바꿀 예정입니다. 소형 컴퓨터와 유사한 집적회로 칩을 넣은 이 카드는 무엇일까요.

① IC카드 ② 복지카드 ③ 교통카드

④ 체크카드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30일(수) 오후 5시

▽시상: 추첨을 통해 정답자 1명을 선발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상품으로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2월 4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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