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집권당 총선 신승… 강경 중동정책 큰변화 예고

하정민기자

입력 2013-01-24 03:00 수정 2015-05-14 16:3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4년전보다 11석 줄어 31석… 네타냐후 간신히 재집권
온건파 신당 19석 ‘깜짝 2위’


팔레스타인 및 이란을 상대로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64)가 이스라엘 총선에서 간신히 승리했다. 하지만 기존 의석수보다 11석이나 줄어든 데다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중도좌파 신당이 약진해 향후 네타냐후 총리의 대중동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2일 실시된 이스라엘 총선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합당한 집권 ‘리쿠드-베이테이누 연합’은 전체 120석 가운데 가장 많은 31석을 차지하며 다수당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리쿠드당과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당이 4년 전 총선에서 얻은 합계 의석 42석과 비교하면 11석이나 감소했다.

반면 중도좌파 성향의 신당 ‘예시 아티드’는 선거 전 예상 의석수의 2배 가까운 19석으로 제2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향후 연립정부 운용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또 다른 좌파 성향의 노동당 또한 15석을 차지했다.

유명 앵커 출신 야이르 라피드(50)가 창당한 예시 아티드가 2위를 차지한 것은 이변 중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시 아티드는 선거 기간에 캠페인을 거의 하지 않은 데다 당초 극우 유대인가족당이 2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라피드는 1990년대 토크쇼를 진행하며 스타덤에 올랐고 지난해 총선 출마를 위해 방송을 하차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연합이 과반의석인 61석을 확보하고 특히 온건파인 라피드를 포섭하려면 강경 일변도인 중동 정책을 상당 부분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수의 중도정당 지도자들은 선거 전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구축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미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 연설에서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연정 확대 방침을 밝혔고 라피드에게 전화를 걸어 협력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중도정당 포섭에 실패해 강경우파 정당 위주로 연정을 꾸린다면 대외정책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국내 현안에서도 야당과의 잦은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