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혁신성이 사라지고 있다” 독일 유력 주간지 ‘결별’ 선언

동아일보

입력 2012-11-22 03:00 수정 2012-12-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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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일간지 ‘ABC’도 “고객 충성심 동요” 지적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며 높은 고객 충성도를 자랑했던 애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제품 판매량에서 삼성전자에 뒤진 것은 접어두더라도 최근에는 미국, 유럽의 유력 언론들도 애플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애플을 비난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유력 언론이 비판 대열에 가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5’가 하드웨어에서 그다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새 운영체제 ‘iOS6’와 지도서비스 등 소프트웨어는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언론들은 “애플이 혁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미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인 디 차이트는 8일(현지 시간) 애플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사설을 실었다. 고츠 하만 경제섹션 편집자는 이 사설에서 “지금까지 애플이 세금을 적게 내고 아동 노동을 방관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애플의 혁신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도 보인다”며 애플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지금 당장 아이폰을 버리지는 않겠지만 향후 애플의 제품을 사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 차이트의 발행인은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다.

스페인의 종합 일간지인 ABC도 20일 ‘삼성이 애플보다 높은 판매율을 달성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과 애플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보도했다. ABC는 3분기(7∼9월) 삼성의 ‘갤럭시S3’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한 이유로 △효율적 생산관리 △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스마트폰 수요 예측에 따른 제조 경쟁력 등을 꼽았다. 반면 애플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제품 재구매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면서 “애플의 강점인 고객 충성심이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애플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지만 머지않아 애플의 시장 주도권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이에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 13일 “아이폰5가 진화한 것은 맞지만 ‘혁신’이라는 단어는 쓸 수 없다”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혁신의 수준이 낮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시넷은 “아이폰5는 전작(前作)인 아이폰4S를 길게 늘인 것을 빼면 바뀐 게 없다”며 애플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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