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Economy]글로벌 금융시장 ‘격동의 가을’

동아일보

입력 2012-09-05 03:00 수정 2012-09-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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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대책 논의할 ECB 정책회의 내일 시작
ESM 관련 獨 헌재 결정과 중국-미국 권력교체 등… 대형 일정 줄줄이 이어져


놀라우리만큼 조용한 8월을 보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9월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긴장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 위기 대책을 논의할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시작으로 이번 가을은 어느 해보다 격동의 계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 정책결정자들이 내놓을 대책의 강도는 물론이고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국가리더십 교체 등 대형 정치일정도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CB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금리인하 문제보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꺼내 들 유로존 위기 해결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재정위기국들은 ECB가 국채를 다시 사줄 것을 강력히 희망해왔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초 국채 매입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3일 유럽의회(EC) 고위 관계자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도 재정위기국의 단기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WSJ가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번 ECB 회의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국 국채 매입 방식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또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ECB가 재정위기국의 단기국채 매입을 결정하더라도 최후의 방어벽인 유럽안정화기구(ESM)가 출범해야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SM은 7월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가장 큰 지분을 가진 독일의 야당이 “ESM 설립과 재정통합을 뼈대로 하는 신(新)재정협약이 재정에 대한 독일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면서 벽에 부닥쳤다. 독일 헌재는 12일 위헌 여부를 가린다. 이 결정에 따라 유로존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독일 헌재의 판결 직후인 12, 13일 대서양 건너편의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지난달 31일 FRB 연례경제회의(잭슨홀 미팅)에서 3차 양적 완화조치에 대해 이전보다 강도 높은 발언을 내 놓았던 벤 버냉키 의장이 실제 카드를 빼어들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9월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 11월 미국 대선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는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월에는 최근 제조업 침체로 세계 경제에 위협을 던지고 있는 중국이 국가지도부를 교체하는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도부의 성격에 따라 중국의 경제위기 해법도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정치 이벤트를 주목하고 있다. 11월 6일 미국 대선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G2의 권력 향배가 강화된 부양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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