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99분만에 항우연과 교신… 다목적위성 3번째 ‘심장’ 뛰다

동아일보

입력 2012-05-19 03:00 수정 2015-04-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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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3호 日서 발사성공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가 국내 지상국과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 궤도에 안착해서 본격적인 임무 수행을 할 준비를 모두 마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아리랑 3호가 발사 1시간 39분 뒤인 18일 오전 3시 18분 연구원 내 위성정보연구센터(지상국)와 교신했다고 밝혔다. 17일부터 밤을 꼬박 새우며 지상국을 지키던 항우연 연구원 60여 명은 환호의 박수를 치며 성공의 기쁨을 나눴다. 성공 확인 직후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해진 다목적실용위성 3호 사업단장은 “아리랑 3호의 ‘심장’이 뛰는 걸 확인했다”면서 “이제부터는 위성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발사부터 교신까지 99분의 드라마

아리랑 3호는 18일 오전 1시 39분에 H-2A 로켓에 실려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H-2A는 굉음과 함께 주황색 불빛을 뿜어내며 지상에서 멀어졌으며, 2분여 뒤 캄캄한 하늘 속으로 작은 점이 돼 사라졌다. 곧이어 우주센터에는 로켓 1단에 붙어 있던 고체부스터 2개가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갔고 2단의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분리도 성공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오전 1시 55분 3초, 아리랑 3호가 지구 상공 676.35km에서 가장 먼저 로켓에서 분리돼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주센터 내 한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안도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오전 2시 17분 36초, 아리랑 3호는 노르웨이 KSAT사가 운영하는 남극의 트롤 기지국에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상태 정보를 보냈다. 1차 발사 성공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아리랑 3호는 오전 3시 9분 노르웨이 스발바르 섬에 있는 기지국과 두 번째 교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전 3시 18분 9초 대전 지상국과의 마지막 교신에 응답했다. 아리랑 3호가 정상적으로 우주 궤도에 올라가 태양전지판을 펴고 전기를 공급받으며 위성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끝냈다는 신호다. 최종단계 성공이었다. 한국 관계자들의 자리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리랑 3호는 3, 4주 후 첫 사진을 보내올 예정이다. 아리랑 3호는 흑백은 가로세로 0.7m, 컬러는 2.8m까지 구별할 수 있다.


○ 러시아 자극, 아리랑 5호 발사 일정 잡히길 기대

일본은 아리랑 3호의 발사 성공에 고무된 분위기다. 이번 발사를 계기로 외국 위성 발사 수주에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사 직후 한일 취재단을 상대로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미야 히데아키(大宮英明)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은 “일본이 처음으로 해외 위성 발사를 진행했는데 성공해서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발사 성공을 계기로 외국의 상업 위성을 더욱 많이 발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H-IIA 로켓 발사를 현장에서 직접 보니 기술력에 다시 한 번 감동했다”면서 “한국도 올해 10월 나로호 3차 발사를 성공시킨 뒤 2021년 한국형 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 정부는 아리랑 3호의 성공이 ‘아리랑 5호’의 발사를 맡고 있는 러시아 측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아리랑 5호는 작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 업체의 사정으로 계속 발사가 연기되고 있다.

다네가시마=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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