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자-T자 코스 없어진 ‘운전면허 간소화’ 첫날, 강남시험장에선…

김성규기자

입력 2011-06-11 03:00 수정 2015-05-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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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합격, 합격” 95%가 합격

운전면허시험 장내 기능시험이 간소화된 후 첫 시험날인 1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면허시험장.

장내 기능시험장에서는 연이어 합격 축하 방송이 흘러나왔다. 기존 굴절코스(S자 코스)와 방향전환코스(T자 코스) 등 11개였던 시험 항목이 정차상태에서의 기기 조작과 운행상태 기기 조작 2개로 줄어든 덕분이다. 또 기존 700m였던 운행거리는 50m로 줄었다. 이 때문에 평소 하루 50∼60%대였던 합격률이 95% 정도로 높아졌다. 사실상 거의 모든 응시자가 합격한 셈이다.

응시자들은 일단 간소화된 시험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기능시험에 합격한 조상헌 씨(62)는 “올해 초부터 계속 시험을 봤으나 불합격했는데 오늘 시험은 아주 쉬워 한 번에 붙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S자 코스 등 기존 시험 항목은 도로가 많이 직선화된 요즘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시험 시간도 줄고 필요한 항목만 시험을 보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주부 황소영 씨(40·여)는 “오늘부터 시험이 간소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오늘 시험을 보기로 했다”며 “사라진 T자 코스 등은 실제 운전할 때는 별로 마주칠 일이 없는 코스”라고 말했다.

합격자들은 시험 간소화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시험이 쉬워져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질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시험에 합격한 석현우 씨(27)는 “기능시험에서 앞뒤 차 사이에 주차를 하는 평행주차가 사라졌는데 이 정도 평가만 받고 도로주행을 해도 되는지 걱정된다”며 “학원 등에서 추가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일 강남면허시험장장은 “기능시험 항목은 줄었지만 도로주행 평가가 강화된 만큼 부족한 실력으로 운전면허증을 받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시험 항목에서 제외된 평행주차는 도로주행시험에서 평가하게 된다.

기능시험이 간소화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운전면허시험 신청자도 크게 늘고 있다. 시험이 간소화되기 전인 9일 강남면허시험장에 기능시험을 신청한 사람은 174명이었으나, 10일엔 240여 명으로 늘었다. 기능시험 합격자가 늘어나면서 이후 치러야 하는 도로주행시험은 당분간 대기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응시자가 늘어난 데다 시험감독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편 운전 기능시험 간소화로 인해 일선 운전전문학원의 수강료도 낮아지고 있다. 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 측은 “대부분의 학원이 수강료를 기존의 70만∼80만 원대에서 30만∼40만 원대로 낮췄다”며 “시험 과목이 줄어 기존 금액을 그대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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