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RV 챔피언십 ‘불법’ 논란, 문제는 없나?

동아경제

입력 2010-09-08 09:11 수정 2010-09-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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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RV 챔피언십 개막전이 경기장을 두고 때 아닌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12일 개막전이 열리는 이번 경기는 주최측이 경주장으로 안산 서킷을 선택하며 불거졌다. 안산 서킷이 경주장으로 허가받지 않은 장소라는 것. 따라서 앞으로 사고가 일어나도 법적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넥센 RV 챔피언십 지난 경주 모습

안산 서킷은 지난 2005년 안산시가 행정적 지원을 한 더레이싱코리아(TRK)라는 프로모터가 미국 챔프카의 한국 경기 개최를 위해 100억 원을 들여 건립했다. 하지만 국제 대회 유치가 무산되면서 완공을 앞두고 법정 소송에 휘말렸다. 건설에 참여했던 몇몇 업체들이 비용을 받지 못하자 소유권을 요구했고, 결국 경기장은 완공을 앞두고 지난 2007년 대형 건설업체의 개발부지로 변경됐다. 거의 완공된 경주장을 없애는 문제를 두고 여러 논의가 오갔지만 결론을 짓지 못한 채 현재 건물은 채권단이 담보권을 행사하고 있다. 소유권은 안산시에 있지만 점유권은 서킷 건립에 관여했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있는 셈이다.

채권단은 안산시에 120억 원쯤 되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안산시는 시가 건립한 게 아니어서 보상해 줄 명분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안산 서킷은 몇 년째 자동차경주장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방치돼 오고 있다. 경주를 할 수 있는 서킷은 물론 관제탑, 관중석 등 자동차 경주장의 모습은 갖춰진 상태지만 안전을 위한 방호벽과 완충장치 등이 없어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무허가' 경주장이라는 점에서 자동차경주가 열리니 '불법'이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도 받지 않은 불법 서킷에서 대회를 열면 안전 문제를 비롯 많은 허점을 드러낼 것”이라며 “몇 년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심하면 그대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를 강행하려는 주최측(HASF)은 "9월 경주는 이벤트성이 강하고, 10월부터 공식 경기로 봐야 한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HASF 관계자는 “개막전이긴 하지만 페스티벌 개념으로 ‘몸풀기 이벤트’에 가깝다”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앞으로 열릴 경기를 대비하는 과정으로 봐 달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단체 상해보험도 가입할 예정이고, 안전 시설 점검과 선수 안전 교육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모터스포츠 축제 성격으로 우선 분위기를 띄운 뒤 정식 대회를 개최한다는 게 주최측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프로모터와 대회 스폰서, 채권단과 안산시가 일종의 모험을 하는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안산시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지만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대한민국 모터스포츠 발전에 공헌했다는 명분을 얻어 경주장 투자자들과 관계를 정리하는 실리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채권단도 마찬가지다. 프로모터와 스폰서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최대한 조심스레 대회를 준비하는 셈이다.

주최측은 “이번 대회가 앞으로 국내 모터스포츠 발전에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며 “영암·태백·용인에 이어 안산에서도 정식 서킷이 열리면 선수들과 프로모터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게 된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를 위해 서킷 보수에 우선 2억 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관련 사항은 오는 20일 결정된다고 전했다.
구글어스로 본 안산 서킷

한편, 넥센 RV 챔피언십이 개최되면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리는 SSC와 클래스가 겹치게 돼 선수들의 혼선이 예상된다. 태백 쪽과 HASF는 서로 다른 공식 타이어 스폰서를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두 대회에서 각각 다른 타이어를 쓸 수밖에 없어 경제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두 대회가 내년 시즌에도 지속되면 일정이 다시 겹칠 수밖에 없어 선수들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태백과 HASF는 “서로 일정이 겹치면 협의를 해서 조정이 가능하고 대회 참가는 선수들의 몫”이라고 답했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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